책과 문구류/리뷰와 서평

세인이의 새로운 모험

매일사부작 2023. 12. 11. 08:58

예전에 브릿G에서 <귀신 잡느라 연차 씁니다>라는 연재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꽤나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에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새로 1화부터 읽기 시작하면서 예전 연재분과는 달리 여기저기 수정된 곳이 눈에 띄어 기존 작품을 2회독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작품을 처음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개정 전 기존 작품보다도 현 작품에서는 전개가 한층 더 속도감있게 진행되어 굉장히 몰입해 읽기 좋았다. 짧게 짧게 한 회 분을 연재해야 하는 웹소설 시장에서 스피디한 전개는 무엇보다도 큰 장점으로 보인다. 개정 후 어느 정도 바뀐 스토리도 훨씬 가독성과 흡인력이 좋았다. 이유가 뭔지 생각해봤는데, 주인공인 세인이에게 집중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전 연재분은 주인공이 세인이가 분명함에도 조력자인 아모개나 뫼호가 비중과 존재감이 꽤나 컸기에, 세인이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읽어내리기 좀 어려운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선이 분산된다고나 할까? 그러나 현 작품에서는 철저하게 세인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고 아모개나 타라한 등 다른 등장 인물들은 확실한 조연의 역할을 맡아 훨씬 혼란(?)이 덜하다. 캐릭터들이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었다고나 할까.

스토리도 꽤나 흥미롭다. 흔히들 알고 있는 귀신들과 그네들의 특징을 잘 살려 <귀잡연>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었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냥 어리바리하고 좌충우돌할 것만 같았던 세인이가 능력과 입담을 이용해 난관을 헤쳐 나가는 걸 보면 언제 이렇게까지 컸나 하는 대견함까지 든다. 세인이와 다른 등장인물들끼리 입씨름을 하는 걸 보는(특정 등장인물 하나와는 더더욱) 재미도 매우 쏠쏠하다. 나는 세인이와 같은 입담을 가지지 못했기에 대리만족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한다면 빠른 스토리 전개에 집중하다 보니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나 단어가 등장할 때도 있는데, 여기에 대한 설명이 가끔 부족해보인다.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한두 마디로 서술하고 끝내버리니 이해하기에 충분치 않아 종종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이 점만 보완하면 더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